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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창준 칼럼] 나는 왜 공화당인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클린턴과 트럼프의 경쟁은 예측불허의 접전 양상이다. 내 주위에 있는 분들은 트럼프 같은 괴짜가 어찌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고 혀를 찬다. 더욱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도 걱정되고 한미자유무역협정 FTA도 무효화 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내가 수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 철수는 결코 없을 것이며, FTA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도 오히려 나까지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 요즘은 아무 말도 않기로 했다. 

그럼 나는 왜 트럼프를 지지하나. 나는 트럼프 개인보다는 그가 공화당 역사상 가장 큰 표 차이로 당 공천을 받은 대통령 후보라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거의 80%의 동양계 미국인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나는 왜 공화당을 택했나?

첫째, 바로 경제정책이다. 

나는 1961년 혈혈단신 돈 200불을 들고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피눈물 나는 고생 끝에 인종차별을 감수하며 백인 지역에서 자수성가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밤늦도록 노동을 하면서 생활비와 학비를 버느라 피눈물 나는 고생을 했지만, 외국인이란 이유로 정부의 혜택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언어장벽과 문화적 차이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납부했지만, 내 이웃은 단지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러 종류의 정부 혜택을 받으며 빈둥빈둥 노는 게 이해가 안됐다.

“지나친 정부의 복지정책은 게으른 사회를 만든다”, “분배보다 성장으로 빈곤 해결을 하자” 는 공화당의 정책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민주당인 카터 대통령 때 진보들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해서 부를 축적했다고 믿기 시작했고, 그들이 가진 재산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 환원해서 착취 당한 빈곤층에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배의 정당성이 힘을 얻게 되면서 생산성은 저하되고, 놀고 먹는 계층이 늘어나는 사회가 됐다. 미국 내의 반 기업 정서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생겼고, 결국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건실한 외국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카터 행정부는 계속적인 분배 요구에 예산이 부족하게 됐고, 이를 기업들의 세금으로 충당하게 되었다. 상위 소득세를 70%까지 올렸지만 그것도 모자라서 국방비까지 삭감해야 했다. 미국 국민들은 베트남 전쟁 때 헬리콥터가 이륙을 못하는 광경을 TV뉴스에서 바라보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다행히도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제일 먼저 최상위 소득세 70%를 39% 로 대폭 삭감했다. 나는 당장 공화당에 입당했고, 그 후 공화당 출신으로 LA 카운티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백인 부자 도시인 다이아몬드바 시의 시의원과 시장에 당선됐다. 내 생각이 그들 생각과 같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민정책이다. 

나는 시민권을 얻는 데 12년이 걸렸다. 미국의 새로운 이민정책이 적용되기 전인 1970년 이전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는 공과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이민법 제 3위 순위(미국이 필요한 특별기술 소유자)에 해당돼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영주권을 얻게 되었고 그 후 단 한번의 범죄도 없는 모범시민으로 살았기 때문에 결국 미국 시민이 된 것이다. 그런데 불법으로 담을 넘어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미 헌법에 의해 바로 미국 시민이 되니, 아이는 놔두고 부모만 본국으로 추방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면이란 명목으로 시민권을 준다. 그럼 누가 담을 넘어오나, 이들은 대개 법적 수속을 밟고 오기에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마약 밀매 등 범죄자들일 수도 있고, 그래서 오바마의 이민법 중 사면 방침을 비난하고 이를 폐기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나는 찬성한다. 담을 넘어온 불법자들을 본국으로 돌려 보내 정식으로 수속을 밟고 다시 입국 수속을 밟으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뭐가 잘못인가. 

세금을 내리고 정부 규제를 줄이고 에너지 정책을 풀고 무역적자에 신경을 쓰고 싸구려 수입품을 통제하고 국가 간 속임수를 견제함으로써 미국의 경제를 더욱 강화 시키자는 주장이 내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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