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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미국에도 없는 폴리페서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미국에도 없는 폴리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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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본토에도 없는 새 영어단어가 한국에 등장했다. 바로 ‘폴리페서’다. 교수들이 수업이나 학문은 뒷전인 채 선거 후 감투를 얻기 위해 대통령 후보를 열심히 쫓아 다니는 세태를 풍자한 표현이다. 유력한 세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한 교수들의 숫자만 자그마치 50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정도면 웬만한 대학 하나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들 폴리페서는 대선 후보들을 따라 다니려면 깨끗이 사표를 내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도덕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명문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한국에서 강사 자리조차 구하지 못한 한 청년이 최근 필자의 미국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지방대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고참 교수의 텃세가 너무나 세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월 90만원에 혹사당하다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대학 시간 강사들의 사례도 잊을 만하면 언론에 나온다. 이들 젊은 학자는 학력이나 의욕 측면에서는 폴리페서를 월등히 압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는 지금까지 미국의 대학교수들이 본업을 떠나 어느 특정 후보를 쫓아 다니며 선거운동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선거가 끝난 뒤 새 내각에서 전문성을 갖춘 교수를 행정부의 요직에 임명하는 사례는 더러 봤지만 이 역시 아주 드문 경우다.


 

미국 대학교수들의 꿈은 대개 노벨상을 타는 것이다. 자신의 전 생애를 학문과 교육을 위해 몸바치겠다는 각오로 일하는 이들 교수는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다. 연구실에서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몰두하는 교수도 많이 봤다. 최근 완료된 올해 노벨상도 미국 교수들이 거의 절반을 가져갔다.


 

물론 한국에도 그런 교수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아니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교수들은 학문보다 정치에 더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인구 대비 교수 숫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한국에서 노벨상(평화상 제외) 수상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중국에서도 노벨상을 받았고 웬만한 나라들은 모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세계 경제 규모 11위라는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은 대학교수는 아예 제도적으로 사표를 내게 하는 방안도 도입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앞으로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지 않을까.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한국경제신문고문 >
2012-11-05 02: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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