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김창준 前 美하원의원에게 듣는 '오바마 2기 시대' 의 미국 'G2시대' 를 말한다
"내년 美경제 빠르게 회복…'재정벼랑' 최악 상황은 피할 것"
한국만 中 과대평가 2020년 美 추월은 불가능…중국도 대결 원치 않을 것
韓·美관계 지금처럼만 한국 무역 17% 늘었는데 FTA 재협상 주장 말 안돼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73)은 요즘 미국과 한국을 두 달씩 오가며 살고 있다. 올 6월부터 서울에서 8주일 코스의 ‘김창준 정경(政經)아카데미’를 열고 있어서다. 한국 최초의 미 연방 하원의원을 3연임한 김 전 의원은 정경아카데미에서 정치인 기업인 공무원을 상대로 한국의 정치·경제시스템을 선진화할 수 있는 해법을 전수하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시작하는 정경아카데미 3기 수업을 위해 서울에 온 김 전 의원을 11일 여의도 자택에서 만났다. 미국 공화당 소속인 그는 최근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공화당이 미국 사회의 변화를 읽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면한 미국의 ‘재정벼랑’ 위기에 대해선 “민주당과 공화당이 결국 정치적 타협을 이뤄 파국은 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장 내년 초부터 감세 중단과 재정지출 축소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는 ‘재정벼랑’을 해결할 것으로 봅니까.
“집권 민주당과 하원의 과반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정치적 타협을 할 것으로 봅니다.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지출 확대에 반대해 일시적으로 연방정부 기능을 마비시킬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오래 끌 순 없을 거예요.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공화당이 행정부의 정책을 끝까지 막을 수 없을 테니까요. 민주당도 연방정부 부채의 한도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재정지출을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양당이 적정한 수준의 재정지출에 합의할 것으로 봅니다. 민주당이 약속한 부자 증세도 의회를 통과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재정벼랑이 미국 경기를 침체시키고,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가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가지 않을 거예요.”
▷재정벼랑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미국 경제의 회복도 빨라질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지금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라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지출은 줄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내년 미국 경제 전망이 밝다고 봅니다. 최근 개인주택 건축허가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미국 내수경제 회복의 신호탄인 주택사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건 좋은 징조이지요.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
▷중국에서도 시진핑이 새 국가지도자로 임명되면서 새로운 리더십의 G2(미국, 중국) 시대가 열렸습니다만. “한국에서 G2시대라는 둥, 중국이 2020년이면 미국의 국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둥 말이 많지만 난 중국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2위라고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4000달러 수준으로 미국의 4만9000달러에 훨씬 못 미쳐요. 세계 100대 유명대학 가운데 50개가 미국에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수많은 동맹국이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지요. 미국은 중국이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미·중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시나요.
“두 나라 모두 서로 대결하는 걸 원치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급성장했지만 국민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과 정치적 민주화에 대한 요구로 아직 불안정합니다. 더 힘을 기른 뒤엔 몰라도 아직은 미국과 정면 대립해 득을 볼 게 없지요.”
▷오바마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떨까요.
“강경책을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선거과정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대북정책의 성과가 없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근소한 차로 이겼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유화책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북한에 대해 혈맹인 중국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러시아도 정보기관이 ‘2020년대 북한이 남한에 흡수통일될 것’이란 보고서를 낼 정도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이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지요.”
▷한국 차기 정부가 한·미 관계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지금 한·미 관계는 최고 수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미외교는 참 잘했어요. 문제는 일부 근거 없는 반미감정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미 발효된 협정을 재협상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한·미 FTA로 한국의 대미수출이 17%나 늘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미국과 FTA를 맺은 걸 부러워하는데 그걸 우리 손으로 먼저 깨서야 되겠습니까. 한국의 차기 정부도 국익을 위해 한·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물론 경제적 교류가 급속히 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야지요.” ▷한국 대선에서 여야가 모두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가요.
“한국 헌법 119조엔 이미 경제민주화 조항이 담겨져 있습니다. 독점과 담합금지도 현행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그걸 철저히 지키면 ‘경제민주화’는 자연스럽게 되는 겁니다. 법과 규정을 따지지 않고, 재벌개혁이라는 정치적 구호로 정치권이 앞다퉈 재벌 때리기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국민을 선동만 하는 것은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인터뷰=차병석 정치부 차장, 정리=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 김창준은 한국계 첫 美하원의원
1992년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하원의원(공화당 소속)에 당선돼 연거푸 3선(재임기간 1993~1999년)을 기록한 성공한 ‘미주 한인 1세’다. 1939년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나 보성고를 졸업한 뒤 1961년 미국 유학을 갔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토목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환경공학석사를 받았다. 1977년 설계 회사인 제이킴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창립 15년 만에 미국 500대 기업으로 키웠다. 이를 발판으로 캘리포니아 다이아몬드바 시장을 거쳐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한국인 최초의 미국 시장,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었다. 현재는 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이사장과 한국경제신문 고문을 맡고 있다. 올 6월부터는 서울에서 김창준 정경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